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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 높임법과 과공비례(過恭非禮)

systax & vocabulary 2008/08/29 04:49

1. 높임법에 어긋난 '저희'

높임법은 주체 높임법, 객체 높임법, 상대방 높임법 등으로 구별해서 기억해야 한다. 듣는 사람이 윗사람이라고 해서 생각나는 모든 높임법을 총동원해서는 곤란하다.  '저희'는 상대 높임법(화자를 청자에 대비하여 낮춤) 이다.
다음은 높임법에 어긋난 경우다.
 
한국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과 한국말로 이야기할 경우에,
‘저희 나라’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우리 나라’라고 해야 한다. ‘사대’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모르지만, 오늘날 국가들 사이는 대등하므로 높임법을 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조금 특별하다. 왜냐하면 그외 일반적으로는 대등하다고 간주되는 단체 사이에서는 '저희'라고 하는 게 높임법에 맞기 때문이다. '저희 회사에서 신제품을 내놓았습니다'라든가, '저희 가문은 뼈대 있는 가문입니다'처럼 말이다.

우리가 유독 국가 간의 대등성을 강조하면서 '저희 나라'를 높임법에 어긋난다고 정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높임법에 예외를 둘 만큼 우리 사회가 국제법상의 민족(국가)자결주의 원칙과 주권 대등의 원칙을 신봉하는 이유는 아마 1910년의 비극 때문일 것이다. 언어의 사회성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기억할 만하다.



2. 의미상 잘못 쓰인 '저희'

‘저희’라는 표현은 ‘우리’를 낮춘 말로서 ‘내가’ 포함된 어떤 집단을 그 집단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에게 말하면서 쓴다.
이것은 의미상 옳지 않은 경우다. 듣는 사람이 윗사람이라 상대 높임법을 사용해야 할 것같데, 그 윗사람이 나랑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 경우에는 '저희'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 '나'를 포함해버리기 때문에 의미상 자기도 함께 높이거나 상대방도 함께 낮추어 높임의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높임법에 어긋난다고 설명하는 분도 계신데, 이점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예를 들어 ‘저희 집’, ‘저희 회사’, ‘저희 학교’ 등과 같은 말을 쓸 때는 듣는 사람은 다른 집, 다른 회사, 다른 학교에 소속된 경우다. 아무리 신입 사원일지라도 자기 회사 사장에게 ‘저희 회사’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장이든 사원이든 같은 회사에 속하는 이상 우리 회사’가 맞다. 또, 식구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저희 집’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옳지 않다. 또, 말하는 사람도 한국인이고, 듣는 사람도 한국인이면 저희 나라’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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