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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LEET 논술영역 문항1번 풀이

기출해설(논술형)/LEET 2008/08/31 19:47

1. 제시문 (가)와 (나)를 논지의 차이점이 드러나게 요약하시오. (400~500자, 20점)


<지시문 해설>
1. 지시문에는 많은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이 문항에서는 '차이점'이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2. '두 제시문을 요약하라'는 지시문은 '두 제시문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드러내라'는 지시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지시문을 이렇게 번역하고 그에 따라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제시문>

(가) ‘놀라운 가설’에 따르면 당신, 즉 당신의 기쁨과 슬픔, 당신의 기억과 야망, 당신의 자유 의지는 신경 세포, 신경 세포들을 연결시키는 분자들 그리고 그 모두의 집합물의 행동에 불과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라면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너는 뉴런들의 꾸러미에 지나지 않아.” 이 가설은 일반적인 통념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진정 놀라운 것이라 볼 수 있다.

‘놀라운 가설’이 이상해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의식의 본성 때문이다. 철학자들은 특히 감각질(感覺質)의 문제―가령 붉은색의 붉은 느낌 또는 통증의 아픈 느낌과 같은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것은 매우 난감한 문제이다. 문제는 내가 아주 생생하게 지각하는 붉은색의 붉은 느낌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완벽하게 같은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발생한다. 그렇다면 의식을 환원주의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붉은색을 보는 것과 상관된 신경 상태를 설명하는 것이 미래에도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바꾸어 말해 만약 당신의 머릿속에서 특정 뉴런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당신이 붉은색을 지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붉은색의 붉은 느낌이 설명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다고 해도 당신이 내가 보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붉은색을 본다는 것을 우리가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만약 붉은색과 상관 된 신경 상태가 당신의 뇌에서나 나의 뇌에서나 정확하게 같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당신도 내가 보는 것처럼 붉은색을 본다고 추론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그럴듯할 것이다. 따라서 의식의 다양한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와 상관된 신경 상태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 메모를 먼저 읽으세요.


< (가) 해설> 
'놀라운 가설'은 인간의 정신활동이 물질적 작용으로 완전하게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환원주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단어를 모르시는 분들은 당황하지 말고 무시하세요) 반면에 철학자들은 감각의 주관적 경험이 객관적(다른 사람의 그것과 동일하냐의 문제)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비판 내용은 (나)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됩니다.) '감각'의 문제에 국한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 주목하세요.

마지막 문단 첫째 줄에 두 입장의 분명한 차이가 보입니다. 정신활동 가운데 감각의 '느낌'이 동일한지는 알 수 없지만 '방식'의 동일성은 입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방식의 동일성으로부터 '느낌'의 동일성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식'의 동일성이 '느낌'의 동일성을 보장한다"는 추론을 정당화하는 자세한 논증은 없지요? 이게 당연히 비판되어야 할 대목입니다.

<제시문>

(나) 의식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에는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유익하다. ‘쉬운 문제’란 다음과 같은 물음들이다. 인간이 어떻게 감각 자극들을 구별해 내고 그에 대해 적절하게 반응하는가? 두뇌가 어떻게 서로 다른 많은 자극들로부터 정보를 통합해 내고 그 정보를 행동을 통제하는 데 사용하는가?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내적 상태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이 물음들은 의식과 관련되어 있지만 모두 인지 체계의 객관적 메커니즘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인지 심리학과 신경 과학의 지속적인 연구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어려운 문제’는 두뇌의 물리적 과정이 어떻게 주관적 경험을 갖게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것은 사고와 지각의 내적 측면―어떤 것들이 주체에게 느껴지는 방식―과 관련된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하늘을 볼 때 우리는 생생한 푸름과 같은 시각적 감각을 경험한다.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보에 소리, 극심한 고통,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의식 현상들이야말로 마음에 관한 진정한 미스터리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최근 신경 과학과 심리학의 분야에서 의식과 관련된 연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현상을 감안하면 그러한 미스터리가 풀리기 시작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오늘날의 거의 모든 연구가 의식에 대한 ‘쉬운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원주의자들의 자신감은 ‘쉬운 문제’와 관련된 연구가 이룩한 성과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중 어느 것도 ‘어려운 문제’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쉬운 문제’는 인지 기능 혹은 행동 기능이 어떻게 수행되는가와 관계된다. 일단 신경 생물학이 신경 메커니즘을 적절하게 구체화하면서 어떻게 기능들이 수행되는지를 보여주면, ‘쉬운 문제’는 풀린다. 반면에 ‘어려운 문제’는 기능 수행 메커니즘을 넘어서는 문제이다. 설사 의식과 관계된 모든 행동 기능과 인지 기능이 설명된다고 해도 그 이상의 ‘어려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을 것이다. 그 미해결의 문제는 이러한 기능의 수행이 왜 주관적 의식 경험을 수반하는가라는 것이다.



< (나) 해설>
(나)는 인간 정신활동이 객관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가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인간 정신활동이 객관적이라는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는 겁니다. 그 메커니즘(Machine, 기계와 어근이 같은 단어죠?)이 밝혀질 수 있다면 인간 정신활동은 자연의 물리적 현상이나 기계의 작동과 같아집니다. (나)의 필자는  '쉬운 문제'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으로 충분할지 모르지만(언급이 없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그 메커니즘의 결과가 동일한지(메커니즘 이상의 무엇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는 거죠.


<예시답안>

두 제시문은 인간의 정신활동이 물질적 작용의 합으로 환원되어 객관적으로 해명될 수 있는지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특히 감각의 주관성을 추론할 수 있는가가 쟁점이다.

먼저 (가)는 인간의 모든 정신활동을 분자수준에서의 물질적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감각경험의 경우에도 어떤 감각의 물질적 과정이 동일하다면 모든 사람의 감각경험도 동일하리라고 추론한다. 이 입장은 인간의 정신활동도 신체와 자연물의 작용처럼 기계적인 특성을 띠고 있다는 믿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는 인간의 모든 정신활동의 물리적 과정이 분자수준에서 완전히 밝혀진다 하더라도 감각경험의 동일성을 추론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 입장에 따르면 인간 정신활동 가운 데 감각 경험의 경우에는 그 물리적 과정의 결과가 반드시 모든 사람에게 동일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정신활동에는 기계적으로 계산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486자)




<예시 평가기준>             ※ 평가기준은 제가 작성해본 것입니다. 특히 세부 배점은 참고만 하세요.

-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여 (가)와 (나)의 공통화제를 포착했는가?(4점)
- 인간 정신활동이 객관적인가 주관적인가에 대한 주장의 차이를 드러냈는가? (4점)
- 인간 정신활동에 기계적 특성 외에 포착불가능한 특성이 있는지에 대한 전제의 차이를 드러냈는가?(4점)
- 용어 선정은 적절하며, 통일적으로 구사되고 있는가?(4점)
- 독립되고 통일된 하나의 글로 작성했는가?(4점)


<예시답안 평가>  (18점/20점)

-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여 (가)와 (나)의 공통화제를 포착했는가?(4/4점)
- 인간 정신활동이 객관적인가 주관적인가에 대한 주장의 차이를 드러냈는가? (4/4점)
- 인간 정신활동에 기계적 특성 외에 포착불가능한 특성이 있는지에 대한 전제의 차이를 드러냈는가?(3/4점)
- 용어 선정은 적절하며, 통일적으로 구사되고 있는가?(3/4점)
- 독립되고 통일된 하나의 글로 작성했는가?(4/4점)


Q. 논술문제에 정답이 있을까요?

A. 논술답안에 정답은 없지만 평가는 할 수 있습니다. 논술의 평가영역은 이해력/논증력/창의력/표현력으로 구분됩니다. 채점기준은 저렇게 평가영역 자체를 놓고 등급을 매기는 방식일 수도 있고, 의도되고 필연적인 논점을 어떻게 포착하고 다루었는가를 잘게 잘라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평가의 객관성, 채점가능성을 고려하면 후자가 바람직합니다.

A. 논술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정답이 없다는 의미, 나아가 글의 전개순서가 어떠어떠해야만 한다는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포착되어야 할 논점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 논점을 정확히 포착/표현했다면 일종의 정답인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요약문제의 경우에는 (논점의)정답이 있다고 주장하는 입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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