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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해설(논술형)/기타대학 2008/10/02 11:31
※ 제시문을 읽고 주어진 논제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시오. (20점, 600±60자)
〔문제 1〕<제시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료 1>~<자료 3>에 나타난 논점을 제시하고, 그 공통점 과 차이점을 서술하시오. (700자 내외)
(지시문해설) 키워드를 미리 보면, 정의(justice)입니다. 그럼 <자료 1> ~ <자료 3>은 정의에 대한 논점을 드러내리라고 예상됩니다. 그리고 비교하면 되는군요. 주문은 간단한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각 논점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분명하게 통합/대조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듯싶습니다.
<제시문>
A Greek philosopher's saying 'Office will reveal the man' is felt to be valid; because an official is in a relation to, and associated with, somebody else. And for this same reason-that implies a relation to somebody else-justice is the only virtue that is regarded as someone else's good, because it secures advantage for another person, either an official or a partner, So the worst person is the one who exercises his wickedness towards both himself and his friends, and the best is not the one who exercises his virtue towards himself but the one who exercises it towards another; because this is a difficult task. Justice in this sense, then, is not a part of virtue but the whole of it, and the injustice contrary to it is not a part but the whole of vice.
(Aristotle. The Nicomachean Ethics)
(해설보기) (번역) "사람의 진면목은 공적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는 한 그리스 철학자의 말은 유효한 듯하다. 왜냐하면 공적 관계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모든 미덕 가운데 오직 정의만이 타인을 위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정의는 자기 아닌 타인(공적이건 사적이건)의 이익을 수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나쁜 사람은 자신과 친구들 모두에게 악덕을 발휘하는 자이고, ①가장 선한 자는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그 덕을 발휘하는 자이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의는 미덕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이며, 부정의는 악덕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이다.
(해설) 키워드는 정의이고, 정의의 본질적 속성은 타인의 이익을 수호한다는 데에 있답니다. [문제 1]에서는 키워드만 사용해도 되지만, [문제 2]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할 수도 있으니 ①을 잘 표시해둡니다.
<자료 1>
다윈은 한 때 “범인을 벌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①범죄를 예방하는 목적으로서만 옳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공리주의자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것과 거의 일치한다. 우리는 전체적인 행복의 수준을 높여주는 한에서 벌을 주어야 한다. ②복수는 그 자체로서는 선한 것이 없다. 즉 잘못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고통은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마찬가지로 슬픈 일이고 공리주의자들이 전체의 행복을 계산할 때 똑같은 비중으로 포함되는 것이다. 벌은 그 벌을 줌으로써 ③미래의 범죄를 예방을 통한 다른 사람의 행복 증진이 그 슬픔보다 더 클 경우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
(해설보기) 밑줄 친 ①, ②, ③이 중요합니다. 특히, ③에서 처벌은 그 자체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표면적으로는 형벌의 정당화 조건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지시문이 "정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논점을 정리하라고 했으므로, 형벌에 대한 이야기로만 정리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의관념과 연관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입장은 ③에서 보듯이 처벌의 부정적 효과와 예방효과를 양적으로 비교해서, 처벌이 지나쳐서 그 고통이 예방효과보다 더 크면 정당화되지 못한다(부정의하다)고 판단합니다. 반대로, 예방효과가 더 큰 한도에서는 처벌이 정의롭다고 봅니다. 기준은 오로지 양적 비교입니다. 비판할 대목이 있죠?
<자료 2>
많은 국가에서 형벌은 몇 가지 분명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은 ①실용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그 중에는 철저히 ②도덕적인 기능이 있는데, 이는 순수하고 단순한 의미에서의 징벌이다. 비록 이러한 처벌은 ③실용적인 기능은 갖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이 처벌은 선한 것으로 간주된다. 만일 당신이 우연히 어떤 섬에서, 이미 본토에서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95세의 탈옥수를 발견했다고 하자. 아마도 당신은 ⑤정의를 이루기 위해 이 죄수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고통을 가할 것이다. 물론 당신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 못할 수 있다. 또 본토에 사는 어느 누구도 이 처벌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 하늘 어디에선가 정의의 신은 당신의 처벌을 보면서 미소를 지을 것이다.
(해설보기) 이 글은 형벌의 기능을 ①과 ②, 둘로 나눕니다. ①의 실용적 기능은 <자료 1>에 나타난 형벌의 기능과 서로 통합니다. 이 글은 실용적 기능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주로 형벌의 다른 기능인 도덕적 기능(②)에 초점을 맞추므로, <자료 1>의 관점과 대비됩니다. 내용은 ③에 나타나 있고,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④의 사례를 듭니다.
이 탈옥수를 처벌하는 일은 <자료 1>에서 밝힌 예방적 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실용적 관점에서는 부정의한 처벌이 됩니다. 그런데도 ⑤에서처럼 형벌을 가하면서 '정의(justice)'를 이야기합니다. 이때의 정의와 도덕의 개념은 실용적인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글의 필자는 그것을 순수한 정의관념으로 인정합니다. 이런 도덕적 정의관을 정당화하는 것은 '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절대적 명제(신의 명령)입니다. '인과응보적 정의관'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네요.
이 입장도 <자료 1>의 입장에서 비판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료 1>과 <자료 2>는 상호비판 관계네요.
<자료 3>
①폭력적으로 보이는 사회들도 다른 관점에서 보면 ②인간적이고 부드러운 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아메리카 평원지대의 인디언들을 한 예로 살펴보자. 이 인디언 사회는 두 가지 측면에서 특기할만한데 왜냐하면 이들은 다른 부족에 비해 비교적 완화된 형태의 식인풍습을 갖고 있으며, 치안 유지를 위한 조직화된 일종의 경찰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찰력은 일종의 사법 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인디언들은 죄인에 대한 처벌이 ③사회적 유대로부터의 단절이란 형태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가령 한 인디언이 부족의 규례를 위반하여 그 결과 텐트와 말을 포함한 그의 전 소유물의 파기라는 선고를 받았다고 하자. 흥미로운 점은 이 선고와 더불어 사법기관이 그 인디언에 대해 일종의 빚을 지게 된다고 하는 점이다. 이 기관은 처벌로 인해 그 죄인이 입게 된 손실에 대한 집단적인 손해보상을 책임지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로 인해 범죄자는 다시 한 번 자신이 속한 사회에 빚을 떠안게 된다. 그는 그가 속한 사회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사회에 선물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 때 사법기관을 포함한 전 공동체는 이 선물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 결과 채무 관계의 역전이 반복된다. 이러한 관계의 재역전은 ④증여와 대(對)증여의 방식으로 전개되며 범죄와 그에 대한 처벌로 인해 발생한 ⑤최초의 무질서가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해설보기) ①과 ②가 대비됩니다. 그럼 ②는 폭력적이지 않은 면을 가리키겠죠. 행간에, 폭력적 처벌방식이 비인간적이라는 비난도 숨어 있습니다.
이 인디언 사회도 범죄에 대해 처벌을 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처벌방식은 사회적 유대를 증진시키는 방향(③, ④)으로만 이루어집니다. 범죄(부정의)에 대응하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초 폭력(형벌)을 동원하지만, <자료 2>의 정의의 여신과는 달리 거기에서 만족스런 미소를 짓지 않습니다. 부정의한 무질서가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이 의미를 다른 문장으로 바꾸면 어떻게 바꿀까 궁리해보세요) 계속 서로에 대한 부채(폭력에 대한 사과)를 교환해나갑니다.
이 인디언 사회의 정의관념이 <자료 1> 및 <자료 2>의 그것과 가장 명료하게 대비되는 점은, 범죄(부정의)에 대한 처벌 자체를 부정의하다고 생각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계속 부채를 갚아(정의)나가는 거지요.
(예시답안 A) ①<제시문>에서의 핵심어는 정의이다. <자료 1>에서는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처벌이 행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즉 처벌을 하되, 전체 구성원의 행복을 높여주는 선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 2>에서는 순수하고 단순한 의미에서의 ②징벌이 도덕적인 기능을 가진다고 말한다. 즉 이러한 처벌을 선하게 바라본다. <자료 3>에서는 어느 한 인디언 사회를 예로 들면서 특히 사법기관과 같은 일종의 경찰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사회에서는 처벌에 의해 사법기관과 범죄자가 ③상호 채무 관계에 놓이게 된다.
위 자료들의 공통점은 ④‘정의’ 라는 전제하에 처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⑤정의를 규정하는 기준에서 차이가 있다. <자료 1>에서는 처벌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슬픔보다 행복의 증진이 더 커야만 처벌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공리주의적 입장, <자료 2>에서는 ‘정의’ 는 아무도 안볼지라도 행해져야 한다는 입장에 있다. 그러므로 도덕적 기능을 가진 징벌을 선으로 보는 것이다. <자료 3>에서는 처벌로써 범죄자와 사회와의 단절이 아닌 지속적인 상호 관계를 가지면서 무질서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정의로 규정한다. 따라서 정의라는 핵심어에서 각각의 ⑥판이한 입장을 가짐으로써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첨삭보기) 첨삭
먼저, ①은 불필요합니다. 지시문이 '키워드를 제시하고...'와 같이 지시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답안 전체가 정의관념을 다룰 텐데,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령 키워드를 제시하라고 한 경우에도, 예컨대 아래처럼 좀더 부드럽게 문장을 쓰면 좋겠습니다.
① → <자료>들은 서로 다른 정의관념을 담고 있다.
이 <예시답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앞 문단은 세 <자료>들의 범죄/형벌관에 나타난 정의관념의 공통점을, 뒷 문단은 차이점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먼저 공통점을 다룬 부분을 보면, 공통점을 요약진술하는 ④문장이 왜 다음 문단에 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이렇게 요약진술 문장을 다음 문단으로 넘기는 것이 보다 부드러운 연결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 경우는 그게 아니라 "<제시문>을 먼저 순서대로 정리해놓고 문단을 바꿔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식의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④문장은 윗문단으로 올리는 것이 좋겠고, 다음과 같이 바꾸면 더 좋습니다.
④ → 범죄를 처벌함으로써 정의가 실현된다고 본다는 점이다.(그런데 내용은 틀렸습니다. <자료 3>은 그 상태로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료 1, 2>만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 점에서 <자료 3>은 대비된다고 추가로 써줘야 합니다.)
그리고 ②와 ③은 제시문 표현을 그대로 옮겨왔는데, 늘 말하지만, 이것은 제시문의 해당 부분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 태를 내는 행위입니다. 안 쓴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공통점을 추출하는 데에 불필요한 부분들이 더 많습니다. 역시 "제시문 순서대로 요약하고 나중에 처리한다"는 식의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쏟아서, 제시문의 의미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면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도출해내야 합니다. 사실상 논술시험의 알맹이, 실체, 변별력은 이 부분에 집중됩니다. 수험생의 이해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엿보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뒷문단에서 차이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사실상 내용이 없습니다. 논술문제에서 비교/대조를 시키는 이유는 공통점이나 차이점 자체가 중대한 논점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사전 분석작업인 겁니다. ⑥처럼 예컨대 "A, B, C는 서로 같지 않다"고 말하는 것, 그냥 동일하지 않다는 선언만으로는 대부분의 경우에 논의의 진전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올바른 비교/대조가 아닙니다. ⑤는 어색하므로 자기 글에 알맞게 고칩니다.
⑤ → "처벌과 정의관념의 구체적 관계는 서로 다르다" or "정의의 실현을 위한 형벌(처벌)의 기능은 다르게 본다" or 아주 단순하게, "처벌의 기능이 서로 다르다"
평가 : 쉬운 논점을 놓치기도 하는 등, 아쉬운 점이 많은 답안입니다. 주관적으로, 상위 30%~40%의 답안으로 평가합니다.
(예시답안 B) 자료 1,2,3에서는 모두 공통적으로 사회 정의 ①실현을 이유로 범죄자의 처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②처벌이 정당성을 가질 때와 적절한 처벌 방식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자료 1에서는 범죄자에 대한 처벌 그 자체가 사회 정의 실현의 정당성을 가지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처벌로 인한 범죄자의 고통과 슬픔보다 사회 구성원 전체의 행복이 크거나 처벌이 범죄 예방의 효력을 가질 때 처벌은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때, 처벌로 인한 범죄자의 고통은 사회 선의 도모를 이유로 정당화된다고 말한다.
한편, 자료 2에서는 범죄자에게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가할 때, ③-1형벌이 사회 정의 실현에 기여하며,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때, 범죄자가 형벌로 겪는 고통은 ③-2사회 정의 실현을 이유로 정당화된다고 말한다.
자료 3에서는 처벌이 범죄자와 사회의 깊은 유대 관계 형성에 기여할 때, 정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또한 자료 3에서는 자료 1, 2에서처럼 범죄자의 범죄에 상응한 형벌 집행처럼 인과응보의 원칙에 따르기 보다는 사회가 범죄자의 범죄에 대한 처벌에 대한 보상을 하고, 범죄자는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증여 관계를 지속해나간다. 이로써 형벌이 범죄자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닌 사회적 관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665자)
(첨삭보기) 첨삭
<자료 1>은 처벌 자체는 또 하나의 폭력이므로 정당하지 않지만, '공리적, 실용적 관점에서, 그리고 그 한도 내에서' 정당화될 뿐입니다. <자료 3>은 최초 처벌이 정당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범죄자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두 <자료>는 기본적으로 처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견해로 보아야 옳습니다. 따라서 내용상 ①은 다음과 같이 고쳐야 합니다.
① → "~정의 실현을 위해 처벌을 동원한다."
또, <자료 3>만 처벌의 정당성을 부정하며, <자료 1>과 <자료 2>는 처벌이 왜 정당화되느냐에 대해 실용적 관점과 절대적(순수한 이념적, 무조건적) 관점으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②는 다음과 같이 수정합니다.
② → "처벌의 정당성(여부)와 그 근거에 대해서는..."
③은 순수한 도덕적 목적이라든가, 아무런 실용적 목적 없이 그 자체로 정의롭다는 의미를 잘 살리지 못했거나, 혹은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실용적 목적의 부재"를 밝혀주면 됩니다. 제시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사회 교과서와 윤리 교과서들, 혹은 사회문화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절대적 윤리설과 같은 내용입니다.
평가 : 위에 첨삭을 통해 몇 군데를 수정했습니다만, 세상에 완전한 글은 거의 없습니다. <예시답안>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다소 미진하지만, 지시문의 지시를 수행한 정도, 이해력과 논리적 표현력 면에서 제한시간 내에 작성한 답안으로는 매우 잘 썼습니다. 주관적으로, 상위 10% 이내의 답안으로 평가합니다.
〔문제 2〕<자료 4>의 국제사회와 <자료 5>의 안티고네의 입장을 <자료 1>~<자료 3> 중 하나와 <제시문>을 바탕으로 각각 정당화하고, 그 논거를 비교하시오.(700자 내외)
(지시문해설) 많은 학생들이 아직 지시문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연습들이 충분치 않습니다. 이 지시문의 밑줄 친 부분을 읽어봅니다. 정당화 논거로 사용할 자료는 세 개의 <자료>로부터 하나, 그리고 <제시문(니코마코스윤리학)>입니다. 이런 지시내용을 읽어내지 못해 아래 <예시답안>들이 모두 자료들로부터만 논거를 뽑아내려고 시도하다 실패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이 짧은 지시문을 분석하지 못해서 문제 하나를 통째로 잃어버린 셈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는 당연히 신경쓸 필요가 없지만, "각각" 정당화하라는 부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각각"은 "따로 따로"라는 뜻입니다.
이 지시문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료 4>의 국제사회의 행위, 그리고 <자료 5>의 안티고네의 발언과 행위로부터 입장을 도출해야 합니다. 물론 [문제 1]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당화하라고 했으니, 정의에 관한 입장으로 도출해야겠죠. <제시문>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그 덕을 발휘하는 것', '타인의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정의라고 했습니다. <자료>들이나 <제시문>의 정의관념이 분명히 이해되지 않으면, 좀더 분명한 쪽의 정의관념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입장을 먼저 확정하면서 나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시문 마지막 부분에서 논거를 비교하라는 주문은 역시 논거들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백히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자료 4>와 <자료 5>의 논거를 비교하는 것이므로, 두 자료에 나타난 국제사회의 안티고네의 정의관념을 대조적으로 읽어내야 합니다. 이것은 <제시문>의 정의관념과 '선택한 <자료>'의 정의관념을 비교하라는 주문이기도 한데요, 이 부분은 [문제 1]을 풀 때는 하지 않았습니다.
<자료 4>
유고연방이 해체되기 시작할 무렵인 1992년 보스니아는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였고, 보스니아 내 소수민족인 세르비아계도 보스니아에서 독립을 선언하였다. 국제사회로부터 독립을 인정받긴 했지만, 보스니아는 3년여의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었다. 보스니아 내전의 대표적인 참상은 내전 막바지에 7000명의 보스니아 이슬람교도들이 무참히 살해된 스레브레니차 학살사건이다. 세르비아 접경지대에 자리한 스레브레니차는 이슬람교도 집단거주 마을로서, ①세르비아계는 그곳에서 인종청소 범죄를 저질렀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민간인 학살사건이었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과연 세르비아계만 가해자일까? 물론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니까 전범이고 가해자이다. 하지만 ②세르비아계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와 손을 잡은 크로아티아계에 의해 대거 학살당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서로 간 뿌리 깊은 증오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내전이 악화되자 ③미국과 나토군은 보스니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하여 사태를 진정시켰다. 1995년 데이튼 평화협정에 따라 내전이 종식되었고, 내전 때 ④세르비아계에 의해 저질러진 크로아티아계 대량학살의 책임을 묻는 국제 전범재판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조화로운 다민족 국가의 건설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민족과 종교를 국가보다 우선시하는 세력에 의해 허물어질 가능성이 ⑤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해설보기) 국제사회의 행위는 ③과 ④입니다. 정의관념, 처벌과 관련해 보다 중요한 것은 ④겠죠. 그런데, 국제사회는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에 대해 대응한 것입니다만, 그 지역에는 ①과 ②의 역사가 있었고, 국제사회의 대응 이후에도 ⑤와 같은 여운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형벌권을 가진 정부는 아니지만, 세르비아계의 부정의에 대응하는 방식이 범죄를 처벌하는 국가작용과 닮은 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제 1] 의 자료들이 논거로 쓰일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국제사회의 개입은 정의관념에 부합합니까? 왜 그렇습니까? 일단 <자료 3>으로는 안 됩니다. 세르비아인들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보스니아에 마치 빚진 사람처럼 원조와 구호를 보내는 모습도 글에 나타나 있지 않으니까요. 그럼, 그와 가장 비슷한 <제시문>에 의해서는 정당화되나요? 전범재판이나 군사적 개입은 처벌이지, '덕(virtue, advatage)'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어렵습니다. 결국 <자료 1>이나 <자료 2>에 의해서 정당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둘다 가능합니다.
<자료 5>
안티고네 : 이스메네야, 내 동기야. 온갖 고난과 파멸과 부끄러움과 욕스런 일치고 너와 나의 불행 중에서 안 당한 것이 없구나. 게다가 이제 왕이 오늘 선포한 것이란 무슨 일이란 말이냐? 듣지 못했니? 글쎄, 우리 소중한 분들을 원수로 몰다니, 넌 모르고 있니?
이스메네 : 안티고네 언니, 우리 두 오빠들이 서로 싸워서 하루에 다 죽고 만 다음부터는, 기쁜 것이건 슬픈 것이건, 소중한 분들의 소식을 아무것도 못 들었어요. 그리고 어젯밤에 아르고스의 군인들이 도망친 후로는, 내 운명이 더 좋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 그 이상 난 아무것도 몰라요.
안티고네 :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네게만 말하려고 너를 궁문(宮門) 밖으로 데려온 것이란다.
이스메네 : 어떤 얘긴데요? 무슨 어둔 소식이 언니 가슴을 흔드는 것 같아요.
안티고네 : 글쎄 크레온 아저씨가 우리 오빠들을 한 사람은 정중하게 장사 지내도록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렇게 못하게 하시지 않겠니? 오빠는 바른 법도에 맞게 장사를 치르고, 죽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부끄럽지 않도록 훌륭하게 묻어 준다더라만, 불쌍하게 돌아가신 폴류네이케스 오빠의 시체는 아무도 땅에 묻거나 그를 위해서 조상해서는 안 되고, 아무도 그를 위해서 우는 사람 없이, 새들이 좋은 먹이라고 멋대로 쪼아 먹도록 내버려 두라는 명령이 장안에 내렸다고들 소문이로구나. 그런 명령을 저 고귀하신 크레온 님께서 너와 나를 향해서, 그렇지, 나를 위해서 내렸다고들 말하더라. 아직 그 명령을 모르는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이제 곧 그분이 이리 오시겠지. 그리고 그분은 이 일을 가볍게 여기시지 않기 때문에 ①조금이라도 이것을 어긴 자가 있으면 사람들 앞에서 돌로 때려죽인다더라. 너도 이젠 알았지? 그러니 ②네가 높은 가문에 맞는지 아니면 천하게 태어났는지, 이제야말로 보여 줄 때가 됐다. 나와 함께 하겠니? 날 도와 주겠어? 나를 도와서 그 시체를 들어 내지 않겠어?
이스메네 : 장례를 지내겠다는 거예요? 온 장안 사람들에게 금지령을 내렸는데도?
안티고네 : 내 오빠, 그리고 싫건 좋건 네 오빠가 아니냐? 아무도 내가 오빠에게 잘못했따고 말하진 않겠지.
이스메네 : 어떻게 감히 그렇게……. 크레온 왕이 금하고 있는데.
안티고네 : 그분에게는 권리를 내게서 떼어 놓을 권리는 없는 거야.
이스메네 : 글쎄 그래도 언니, 생각해 봐요. 우리 아버지는 지겹고 부끄러운 일을 당해서 스스로 죄를 들춰내고, 결국 당신 손으로 두 눈을 찔러서 돌아가시고 말았죠. 그리고 그분의 어머니면서 아내라는 두 이름을 가진 분은, 스스로 만든 고리로 목숨을 끊으셨죠. 그리고 이제 두 오빠는 같은 날, 무참하게도 동기간에 피를 흘리고 둘이 다 서로 죽이고 말았죠. 그리고는 이젠 우리 둘만 남았어. 그러니 언니, 우리가 만약 명령을 어겨서 왕의 법이나 권력을 손상시킨다면 우리가 그 어떤 경우보다도 얼마나 비참한 죽음을 당하겠어요! 우린 약한 여자예요. 이건 잊지 마셔요. 남자와 싸우도록 타고나질 않았거든요. 게다가 우리는 우리보다 강한 자에게 지배받고 있고, 그래서 이런 것만이 아니라 이보다 더 쓰라린 명령에도 복종해야 해. 그러니 돌아간 분들에게도 용서를 빌고 아무래도 어쩔수 없는 일이니 ③나는 지배자에게 복종하겠어. 분수를 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야.
안티고네 : 억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아니, 이젠 네가 하겠다 해도 네 도움은 고맙지 않다. 너 좋을대로 하렴. 내 손으로 그분의 장례를 치르겠다. 그 일로 해서 내가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냐! 이 고귀한 죄 때문에, 나는 내가 사랑하는 그분과 함께 쉬련다. 살아 있는 사람보다는 죽은 사람을 섬기는 동안이 더 길단다. ④나는 저 세상에서 영원히 살겠다. 그러나 신께서 숭고하게 세우신 법을 비웃고 싶거든, 실컷 비웃으려무나.
이스메네 : 비웃는 것이 아냐. 하지만 나를 상대로 해서 싸울 힘은 내게는 없어요.
안티고네 : 그건 너의 핑계야. 이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오빠 위에 흙을 덮어 드리겠다.
이스메네 : 그렇다면, 적어도 이 계획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비밀로 해요.
안티고네 : ⑤야, 말해도 좋아. 네가 세상에 떠들어 대지 않는다면 너를 더 미워하겠다.
이스메네 : 그 끔찍한 일로 언니 가슴은 타고 있어요.
안티고네 : 내가 가장 기쁘게 해야 할 일에서 나는 기쁨을 느낀다.
이스메네 : ⑥성공만 한다면야, 하지만 안 될 일을 하려고 하거든. 하지만 안 될 일을 하려는 것은 억지예요.
안티고네 : 그따위 소릴 하면 나도 널 미워하게 되겠지만, 돌아가신 오빠에게서도 마땅히 미움을 받을 거야. 하지만 날 내버려 둬.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해도 나 혼자만의 바보짓이야. 내 훌륭한 죽음을 뺏을 수 있는 벌은 없으니까.
(해설보기) 이 글은 이스메네와 안티고네의 대화체이고, 크레온왕의 명령은 주어진 사실입니다. ①을 보면, 크레온왕은 명령을 위반하면 사형에 처하겠다고 선언했고, 왕의 명령이니 권위가 있습니다. ②는 안티고네의 대사 가운데 의미심장한 대목입니다. 사형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명령을 위반하여 가족의 시체를 거두느냐에 따라 "높은 가문에 맞는지 아니면 천하게 태어났는지" 판단하겠답니다. 그러니까, 현실권력의 명령이나 생명에 대한 애착도 뛰어넘는 절대적인 가치를 추구해야 '높은 가문의 덕'을 가진 거라는 겁니다.
또 질문을 던집니다. 안티고네의 행위는 <제시문>에 의해 정의로운 행동으로 정당화됩니까? 오빠들의 시신을 거두는 일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덕을 베푸는 행위이니, 쉽게 정당화됩니다.
한편, 이스메네의 대사 ③과 ⑥을 보면 권위와 공포에 복종하는 현실적 태도가 드러납니다. 반면에 안티고네의 대사 ④와 ⑤를 보면, 인간의 명령이나 처벌의 공포를 뛰어넘는 '신의 법'을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의 법은 불변의 법이고, 인간의 일시적인 행복이나 그 양적 비교와 달리 절대적인 가치체계입니다. 그러므로 안티고네의 정의관은 [문제 1]의 세 정의관념 가운데 <자료 2>의 그것과 부합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답안작성 도우미) <자료 4>의 국제사회의 정의관념을 확정하고 정당화할 논거를 정하기가 힘들다면, <자료 5>의 안티고네의 입장부터 확정합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면 <자료 4>의 국제사회의 무력개입과 "국제전범재판소"설치와 연결할 정의관념도 명백해집니다.
(예시답안 A) <자료 4>의 국제사회는 세르비아계와 크로아티아계의 서로 간 뿌리 깊은 증오로 인해 내전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한다. 이는 <자료 1>로써 정당화 할 수 있다.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볼 때, 내전으로 인한 결과는 분명 다수의 행복보다 슬픔이 더 클 것이므로 정의롭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①복수는 선한 것이 없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국제사회 역시 계속되는 복수, 즉 내전의 악화를 막으려고 나서는 것이다.
<자료 5>의 안티네고의 입장은 비인간적인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자신의 죽은 오빠를 위해 법을 어기고, 장례를 치러주려고 한다. 이것은 <자료 3>으로 정당화 할 수 있다. 안티네고의 현재 상황은 폭력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고, 그 속의 안티네고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비록 안티네고의 오빠는 죽었지만, 왕은 죄인에 대한 처벌로써 그대로 방치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즉 장례식도 없이 사회적 유대로부터 단절시키려는 것과 같다. 이는 <자료 3>에서 ‘정의’ 에 어긋난 것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오빠의 장례를 치러주려는 것은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와 안티네고의 입장은 정의를 지키려는 행동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첨삭보기) 첨삭
[문제 1]의 답안에는 제시문을 복사해 넣었는데, [문제 2]의 답안은 자신의 언어로 썼습니다. [문제 2]의 답안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참고하세요.
첫 문단에서 국제사회의 입장을 정당화하면서, 공리적 정의관으로 뒷받침하는 외에 ①에서 <자료 2>의 입장을 공격해주었는데, 아주 분명하고 적절하게 잘 썼습니다. 공리적 정의관을 풀어쓴 부분은 추상적이어서 아쉬운데, 예컨대 "전범에 대한 처벌이 가져오는 고통보다는 장래 있을지도 모를 전쟁범죄의 예방적 효과가 더 크므로 정당화된다"처럼 구체적으로 적용해서 써야 합니다. (부분평가 : 상위 30%)
둘째 문단에서는 역시 [문제 1]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료 2> 및 <자료 3>을 이해하지 못한 영향을 받아 불만스럽습니다. 즉, "~의 정의관념은 이러이러하게 주장하므로, 이런 관점에서는 안티고네의 이러이러한 입장이 정당하다고 본다"고 쓰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유대'라는 단어를 가져왔으나, <자료 3>을 잘 이해했다면 정당화 논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자료 3>의 문맥적 의미가 실리지 않아서 <자료 3>을 논거로 사용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부분평가 : 상위 50%)
아쉬운 것은 어째서 <자료 4, 5> 가운데 하나를 <제시문>으로 정당화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랬다면 좀더 제한된 범위 내에 생각을 집중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 결국 논거비교도 출제자의 의도에 따라 수행할 수가 없어서 마지막 비교문장도 무의미하게 쓰고 말았습니다.
평가 : 주관적으로, 상위 40% 답안으로 평가합니다.
(예시답안 B) 자료 4에서 국제 사회는 세르비아계에 내전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한편, 자료 2에서는 범죄자의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 집행이 사회 정의 실현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자료 2에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그에 합당한 형벌을 집행하는 것처럼 자료 4에서도 국제사회가 민족 간의 평화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세르비아계의 죄에 상등한 형벌을 집행한다. 즉, 자료 4는 자료 2에서처럼 사회 정의 실현과 선의 도모를 위해 범죄자의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집행하며, 이로써 정당화될 수 있다.
자료 5에서 안티고네는 오빠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왕의 명령에 불복종한다. 한편, 자료 1에서는 처벌로 인한 범죄자의 고통과 사회의 슬픔보다 사회 전체의 행복이 클 경우에 처벌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왕의 명령으로 오빠의 장례를 치루지 못함으로써 ①안티고네와 이스메네, 즉, 사회 구성원의 슬픔이 처벌을 통한 사회 전체의 행복보다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②자료 1에서 처벌을 통한 복수가 사회 악이라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왕은 안티고네를 향해 고의적으로 이러한 명령을 내렸다. 따라서 왕의 명령에 대해 안티고네는 거부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가지는 것이다.
한편, 자료 4,5의 논거는 공통적으로 범죄자의 처벌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범죄자의 처벌이 정당성을 가지는 경우를 자료 4에서는 범죄자의 범죄에 합당한 처벌 집행 시, 자료 5에서는 범죄자의 처벌이 범죄 예방과 사회 전체 행복의 극대화를 가져올 때라고 말하며 입장 차이를 보인다.
(첨삭보기) 첨삭
<예시답안>의 내용을 정리하면, <자료 4>에 나타난 국제사회의 개입과 전범재판은 <자료 2>의 순수한 도덕적 목적에 따른 처벌이므로 정당화된다고 보았고, <자료 5>에 나타난 안티고네의 불복종은 공리적 정의관념에 위반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화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답안도 <제시문>을 <자료 4, 5> 가운데 하나의 입장의 정당화 논거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위반했습니다. 문장이 좋은 학생인데, 좀더 지시문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①과 ②에서도 중대한 논리적 실수를 범했습니다. 즉, <자료 5>의 안티고네의 입장을 공리적 관점에서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왕의 명령을 공리적 입장에서 부당하다고 선언했을 뿐입니다. 그리고는 왕의 명령이 부당하니까 따르지 않아도 정당화된다는 논리를 폈는데, 이것은 안티고네의 입장을 공리적 관점으로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제3의 논리를 동원해 정당화한 것입니다. 지시문 위반입니다.
평가 : 중대한 지시문 위반과 논리적 오류를 담고 있습니다. 주관적으로 상위 40%로 평가합니다.
〔문제 3〕<제시문>과 <자료 1>~<자료 3>를 활용하여 <자료 6>을 분석하시오. (400자 내외)
(지시문해설) 지시문을 해설할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시문 해설 대신, <자료 6>의 분석에 좀더 편리한 형태로 <제시문>과 <자료>들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둡니다. 아마 <자료 1>과 <자료 2>를 주로 사용해서 1차 분석을 하게 될 겁니다. 그후 <제시문>과 <자료 3>은 <자료 6>의 정의관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될 겁니다.
<제시문>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그 덕(virtue, advantage)을 행하는 자가 정의롭다.
<자료 1> 형벌은 형벌로 인한 가해자의 고통이 범죄 예방효과로 증진되는 전체 구성원의 행복(형벌의 범죄 예방효과를 통해 예방한 범죄가 발생시킬 수 있는 고통)보다 작을 때만 정당하다.
<자료 2> 범죄에 상응하는 형벌은 무조건 정당하며, 가해자의 특성이나 예방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자료 3> 모든 형벌은 그 자체로는 정의롭지 못하며, 범죄자와 전체 공동체가 서로의 피해를 회복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일이 정의롭다.
(※ 이런 내용은 시험장에서 여러분이 직접 판단하고 알아내야 할 것들인데, 문제해설이기 때문에 그냥 풀어놓습니다. 다른 문제를 연습삼아 풀 때, 풀이과정 전체를 통해 이와 같은 정밀한 지시문 분석을 여러 차례 수행하세요.)
<자료 6>
(미국 ○○주의 형(刑) 선고 가이드라인)
|
범죄 수준 (몇 가지 예시적 범죄) |
형(刑)의 범위 |
|
9 |
모살(謀殺)* |
종신형 |
종신형 |
종신형 |
종신형 |
종신형 |
|
8 |
살인(고의)무장침입강도 |
96-144개월 |
108-162개월 |
120-180개월 |
144-216개월 |
204-206개월 |
|
7 |
무장강도(총기)
신체상해(고의) |
60-90개월 |
68-102개월 |
84-126개월 |
108-162개월 |
160-240개월 |
|
6 |
살인(비고의)
무장강도(총기아님)
폭행구타(중한 상태) |
40-60개월 |
45-67개월 |
50-75개월 |
60-90개월 |
80-120개월 |
|
5 |
비무장강도절도
(5만달러이상) |
12-36개월 |
24-36개월 |
36-54개월 |
48-72개월 |
60-90개월 |
|
4 |
소매치기절도
폭행구타(보통 상해)
절도(1만달러∼5만달러) |
0-24개월 |
3-30개월 |
6-30개월 |
20-30개월 |
24-36개월 |
|
3 |
폭행 협박
절도(250달러∼1만달러) |
0-12개월 |
0-15개월 |
0-18개월 |
0-24개월 |
6-24개월 |
|
2 |
절도(협박250달러 이하) |
벌금 |
0-6개월 |
0-6개월 |
0-9개월 |
0-12개월 |
|
1 |
면허정지 후의 운전행위
풍기문란
소란 및 질서파괴행위 |
벌금 |
벌금 |
벌금 |
0-3개월 |
0-6개월 |
|
범죄 전력(前歷) 분류 |
전력 없거나
경미한 전력 |
보통 전력 |
중대한 전력 |
심각한 또는
반복적 전력 |
중대한
반복적 전력 |
* 미리 꾀하여 사람을 죽임.
** 각 셀의 숫자는 판사가 선고하는 구금형(拘禁刑)의 범위임.
(해설보기) 범죄전력에 따라 형량을 달리하는 것, 범죄피해가 클수록 형량도 커지는 것, 이 두 가지 양형규칙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답안작성 도우미) 범죄 전력에 따른 형량조절, 범죄피해에 따른 형량조절을 <자료 1>과 <자료 2>를 통해 설명해보세요. 그러고 나서, 종합적으로 이 양형표는 어떤 정의관념에 따라 작성되었는지 평가해줍니다.
(예시답안 A) ①<자료 6>은 부정의한 죄인에게 처벌을 가함으로써 정의를 이루려는 입장의 형 선고 가이드라인이다. ②범죄 수준을 9가지로 분류하고, 범죄 전력은 5가지로 분류한다. 범죄 수준이 커지고, 또 범죄전력이 중대해지고, 반복 될수록 형벌 역시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③즉 이로 볼 때, ④범죄를 예방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불안감 극복과 행복의 증진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범죄자에게 형벌을 가함으로써 국가와 범죄자는 상호 관계를 가진다. ⑤범죄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일종의 채무 관계가 형성되고, 국가는 범죄의 재발을 경고한다. ⑥구금형을 선고 받을 경우, 국가는 범죄자들의 재사회화 과정을 통해 무질서를 소멸시켜야 하는 관리 관계가 형성된다.
(첨삭보기) 첨삭
① → <자료 6>의 형 선고 가이드라인은 범죄를 처벌함으로써 정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관념에 기초하고 있다.
② 삭제, 그대신 이 부분에서는 (③, ④를 다루기에 앞서)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형벌이 커진다는 점을 제시하고 <자료 2>에 나타난 순수한 응보적 처벌관에 따른 것임을 설명해준다.
③ → 이런 양형체계(형벌체계)는
④ → <자료 1>의 공리적 정의관념에 따라 범죄의 반복과 범죄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을 가진다.
⑤는 <자료 3>의 범죄자와 사회전체의 관계를 완전히 오해한 결과일 뿐입니다. 게다가 '범죄의 재발을 경고'하는 것은 <자료 1>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⑥ 은 아무리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평가 : 상위 50% 답안입니다.
(예시답안 B) 자료 6에서 ① 범죄 전력과 수준이 형의 범위와 정비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② 범죄 전력이 심각하고, 범죄 수준이 높을수록 형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료 2에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범죄자의 범죄에 상등한 처벌 집행이 ③ 정당하다고 말한 것이 범죄 전력, 수준과 형의 범위의 정비례 관계를 통해 자료 6에서도 적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자료 1에서는 처벌이 범죄 예방의 기능을 목적으로 집행될 때 정당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자료 6에서도 범죄 전력과 수준이 반복적이거나 심화될 때 형이 늘어나며 이는 곧 사람들에게 ④ 범죄 행위의 처벌에 대해 깊은 인식을 심어준다. 이를 통해 자료 6이 자료 1에서처럼 미래의 범죄 예방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첨삭보기) 첨삭
①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뒤에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암호같은 표현은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②가 있으므로 ①은 빼버려도 됩니다.
③ → 정당하다는 관점이...
④ → 범죄를 반복하거나 경미한 범죄보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유도함으로써 사회 전체의 범죄피해량을 감소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평가 : 간단한 자료분석인데, 표현이 어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일이 고치지는 않았습니다만, 시간에 쫓겨 작성한 탓인 듯싶습니다. 분석 내용은 준수합니다. 주관적으로, 상위 20%로 평가합니다.
답안을 작성해보고 싶은 사람은 절대로 대표답안 첨삭을 먼저 보지 마세요. 문제를 낭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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